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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에서 반도체까지’…김윤 회장, 삼양의 100년 사업 공식 바꾼다

Economy/Enterprise

by thetracker 2026. 10. 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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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룰로스·식이섬유로 식품 고부가화…이온교환수지·반도체 소재 경쟁력 강화
-글로벌 스페셜티 중심 사업 재편 가속…식품·화학 양대 축으로 성장 기반 확대

김윤 회장이 판교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2026년 삼양 커넥트(SAMYANG CONNECT)’에서 직원들에게 상반기 경영 성과와 하반기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양홀딩스 제공]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식품과 화학사업의 고부가가치 소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소재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난 가운데 알룰로스와 식이섬유 등 기능성 식품 원료를 확대하고, 친환경 소재의 적용처도 넓히고 있다. 일본 향료기업 인수로 해외 사업 기반까지 확보하면서 설탕·밀가루와 범용 화학소재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삼양그룹의 사업 전환은 기존 사업을 줄이기보다 축적한 기술과 생산 기반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식품에서는 기초 원료를 넘어 기능성 소재로, 화학에서는 산업용 소재를 넘어 반도체 공정과 친환경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 실적이 개선된 반도체 소재와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식품·친환경 소재가 함께 성장 전략을 구성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2026 삼양 커넥트(SAMYANG CONNECT)’에서 글로벌·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현금흐름 중심 경영, 인공지능 전환(AX) 내재화를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화학사업의 주요 제품 수익성이 개선되고 반도체와 이온교환수지 등 스페셜티 소재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개선이 수치로 확인되는 곳은 반도체 소재 계열사 삼양엔씨켐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38.0%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28억원으로 75.9% 증가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삼양엔씨켐은 반도체 회로 형성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PR)의 핵심 원료인 고분자와 광산발생제 등을 생산한다. 낸드플래시용 불화크립톤(KrF) 소재를 비롯해 D램 등에 사용되는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 관련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PR 소재 매출 증가와 세정 공정용 화학 소재 공급 확대를 상반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 제시했다.

 

미세공정이 고도화할수록 반도체 소재의 품질과 정밀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다. 삼양엔씨켐은 관련 소재의 국산화와 생산 기반 확충을 통해 첨단 반도체 소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은 이 사업이 그룹의 스페셜티 전략에서 실적을 뒷받침하는 분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품사업에서는 설탕과 전분당, 밀가루 중심의 사업 기반을 기능성 원료로 확장하고 있다. 삼양사는 대체 감미료 알룰로스 브랜드 ‘넥스위트(Nexweet)’와 수용성 식이섬유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브랜드 ‘화이버리스트(Fiberest)’를 운영하고 있다. 알룰로스는 설탕 대체 감미료로,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은 식이섬유를 보강한 식품 개발에 활용된다.

 

지난 7월 미국 식품기술박람회에서는 결정형 식이섬유 브랜드 ‘화이버노바(Fibernova)’를 처음 선보였다. 기능성 소재를 추가해 제품군을 넓히는 동시에 식품 제조업체의 당류 저감과 식이섬유 강화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원료 공급에 그치지 않고 고객사의 제품 개발 단계에서 소재와 기술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 브랜드 ‘서브큐(SubQ)’는 베이커리와 외식업체에 식품 원료와 가공식품을 공급한다. 냉동생지 상품군을 확대하고 전자상거래 기반을 구축해 고객사의 상품 개발과 운영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기능성 원료 사업과 식자재 유통을 함께 운영하면서 식품 제조업체와 외식업체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구조다.

 

화학사업에서는 반도체 소재와 함께 초순수 생산용 이온교환수지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양화인테크놀로지는 연간 2만㎘ 규모의 균일계 이온교환수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온교환수지는 물속의 이온과 특정 물질을 제거·분리하는 데 쓰이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초순수 생산설비에도 활용된다. 삼양그룹은 국산화와 고기능성 제품 개발을 통해 첨단 산업용 수처리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업에서는 삼양이노켐의 이소소르비드가 주목된다. 이소소르비드는 식물 유래 원료로 생산해 기존 석유화학 원료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플라스틱의 내구성과 물성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산업용 소재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6월에는 HD현대중공업 등과 이소소르비드 기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단열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생활용품을 넘어 선박용 소재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려는 시도다.

 

해외 사업 확대에는 인수합병(M&A)을 활용하고 있다. 삼양사는 일본 향료기업 소다 아로마틱 지분 100%를 약 410억엔, 당시 환율 기준 약 3900억원에 인수했다. 거래는 지난 7월 1일 완료됐다. 1915년 설립된 소다 아로마틱은 식품용 향료와 화장품 등에 쓰이는 향장 소재를 생산한다. 아시아 5개국에 7개 생산기지를 두고 고객사 100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번 인수로 삼양사는 기존 식품 원료에 향료를 더해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했다. 알룰로스와 식이섬유에 향료 기술을 결합하면 식품의 당류 함량뿐 아니라 맛과 향까지 고려한 소재 제안이 가능해진다. 소다 아로마틱의 해외 고객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인수 효과는 제품군 확대 자체보다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추가 매출과 수익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로 확인될 전망이다.

 

삼양그룹은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페셜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기능성 식품 원료와 반도체 공정 소재, 친환경 소재를 육성하고 해외 기업 인수까지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반도체 소재에서 확인된 실적 개선을 다른 스페셜티 사업으로 확산하고, 신제품과 인수기업을 통한 매출을 늘리는 것이 향후 사업 전환의 과제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삼양 커넥트에서 글로벌·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인공지능 전환 내재화를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기존 사업에서 쌓은 기술을 새로운 소재와 시장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가는 것이 삼양그룹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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