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bhc·BBQ·교촌 현장조사…가격 결정 과정·업체 간 정보 교환 여부 확인
-산지 육계와 실제 매입원가 차이 주목…배달·인건비 등 비용 구조도 변수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결정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산지 육계 가격이 올해 들어 크게 떨어졌지만 bhc·BBQ·교촌치킨 등 주요 업체의 대표 메뉴 가격은 유지되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단순한 가격 수준보다 업체 간 가격 관련 정보 교환이나 협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조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6일 bhc와 BBQ, 교촌치킨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각 업체의 가격 결정 과정과 가격 관련 정보 교환 및 협의 여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사는 육계 가격과 치킨 판매가격 사이의 격차가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주로 사용되는 9·10호 육계 가격은 지난 3월 ㎏당 5308원에서 9월 3308원으로 37.7% 떨어졌다. ㎏당 2000원 낮아진 수준이다.
반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 가격은 2만30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2023년 4월, bhc는 같은 해 12월, BBQ는 2024년 6월 대표 메뉴 가격을 마지막으로 올린 뒤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부분은 육계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치킨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아니다. 개별 업체가 독립적으로 가격을 결정했는지, 가격 결정 과정에서 경쟁사와 정보를 주고받거나 가격을 협의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산지 육계 가격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실제 구매하는 닭고기 가격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고기는 산지에서 거래되는 생닭을 도계·가공하고 염지하는 과정을 거친다. 본사가 대량 구매계약을 맺고 조달하는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산지가 변동이 실제 매입가격에 반영되는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판매가격에는 닭고기 외 비용도 들어간다. 식용유와 소스, 포장재 등 원부자재와 함께 물류비, 인건비, 임차료,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본사와 가맹점이 각각 부담하는 비용 구조도 업체마다 다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용을 고려하면 산지 닭고기 가격만으로 최종 판매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대표 메뉴 가격을 유지해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한다.
치킨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가격 수준뿐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 받는 제품의 양으로도 번졌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일부 순살치킨 메뉴의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가 소비자 반발 이후 같은 해 11월 중량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렸다.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앱 판매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한 사례도 논란이 됐다. 교촌 측은 가맹점이 판매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배달앱에 표시된 조리 전 중량과 실제 조리 후 제품 중량 사이에 30%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다만 현행 치킨 중량표시제는 조리 전 원료육 중량을 기준으로 해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발생하는 중량 감소를 곧바로 표시 기준 위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는 치킨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를 둘러싼 경쟁법상 쟁점을 확인하는 절차다. 현장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 단계에서 업체 간 담합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정위가 향후 업체별 원가와 가격 결정 자료, 경쟁사와의 정보 교환 내역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산지 육계 가격과 실제 매입원가 사이의 차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비용 부담 구조 등이 함께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육계 가격이 올랐을 때도 원가 상승분을 업체가 상당 부분 부담했고 소비자 가격은 2~3년 가까이 올리지 않고 있다”며 “최근 산지 육계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치킨 가격을 바로 낮춰야 한다고 보는 것은 실제 원가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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