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정산 분쟁 2년 새 6.6배…올해 전체 분쟁 76건, 지난해 연간 수준 육박
-점주·라이더·소비자 갈등 확산…수수료 넘어 거래조건·정산 투명성 새 과제로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중심으로 배달앱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플랫폼을 둘러싼 분쟁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음식점주의 중개수수료를 넘어 판매대금 정산과 라이더 보수 등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 전반으로 갈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 관련 공정거래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2023년 16건에서 2024년 41건, 지난해 80건으로 늘었다. 2년 만에 5배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도 8월까지 76건이 접수돼 지난해 연간 건수에 육박했다.
특히 대금 지급과 정산을 둘러싼 분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관련 분쟁은 2023년 5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전체 분쟁조정 접수 건수 가운데 대금·정산 관련 사건이 차지한 비중은 41.3%였다. 올해도 8월까지 26건이 접수됐다.
분쟁 당사자도 음식점주에 한정되지 않았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대금·정산 분쟁 76건 가운데 입점업체가 신청한 사건은 44건으로 58%를 차지했다. 라이더가 신청한 사건도 32건으로 42%에 달했다.
플랫폼별로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에는 차이가 있었다. 배민의 대금·정산 분쟁 45건 가운데 입점업체가 신청한 사건이 31건으로 69%를 차지했다. 쿠팡이츠는 전체 31건 가운데 라이더 신청 사건이 18건으로 58%였다.
전체 분쟁 건수에서도 플랫폼별 흐름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배민 관련 분쟁이 52건으로 쿠팡이츠 28건보다 많았지만 올해 1~8월에는 쿠팡이츠가 40건으로 배민 36건을 앞섰다.
분쟁 범위가 넓어진 배경에는 배달앱의 사업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배달앱이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주문 중개에서 배달, 광고, 할인·프로모션, 멤버십 등을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면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정산 항목도 늘어났다.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중개수수료 외에도 배달비와 광고비, 할인 비용 등이 실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라이더 역시 기본 배달료뿐 아니라 할증과 프로모션 등에 따라 실질적인 수입이 달라진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플랫폼이 부담하거나 입점업체와 분담해야 할 비용도 늘었다. 소비자가 받는 할인 혜택의 재원이 플랫폼과 음식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거래조건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다.
가격과 최소주문금액 등 음식점의 판매조건을 플랫폼이 어디까지 정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 다른 배달앱보다 음식 가격이나 최소주문금액 등을 불리하게 설정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는 이른바 ‘최혜대우 요구’ 혐의를 심의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2023년 3월부터, 배민은 2024년 5월부터 입점업체가 관련 조건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각각 와우매장과 배민클럽 등 무료배달 혜택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사는 공정위 제재 대신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상생지원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정위는 지난 6월 두 회사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본안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소비자와 플랫폼 사이의 분쟁도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배민·쿠팡이츠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2023년 25건에서 지난해 90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77건이 접수됐다.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양강 구도로 좁혀질수록 플랫폼과 거래 상대방 사이의 비용 배분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입점업체와 라이더 입장에서는 주요 플랫폼을 거래에서 제외하기 어려운 만큼 수수료율뿐 아니라 배달비와 광고비, 할인 비용, 정산 기준 등이 실제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 주문 중개뿐 아니라 배달과 광고, 할인 등 음식점 영업의 여러 단계에 관여하면서 점주나 라이더가 플랫폼과 정산해야 하는 항목도 많아졌다”며 “수수료율뿐 아니라 각 비용이 어떤 기준으로 부과되고 정산되는지를 거래 상대방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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