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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버티니 이젠 원화 강세…K푸드, ‘수출·원가’ 엇갈린 셈법

Economy/Enterprise

by thetracker 2026. 9. 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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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500원대서 최근 1300원대로…수출기업 환산 효과 축소
-수입 원재료 부담은 완화…해외 비중 따라 업체별 영향도 엇갈려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K푸드 수출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환율이 식품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한때 15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는 외화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수 있는 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는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같은 원화 강세라도 사업구조에 따라 손익 영향이 달라지는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부터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368.6원에 마감하며 약 13개월 만에 1360원대로 내려왔다. 이달 들어서도 1300원대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환율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1380원대로 다시 상승했다.

 

환율 하락에 민감한 곳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이다. 해외에서 달러 등 외화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환율이 낮아지면 같은 판매량을 기록하더라도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삼양식품이다. 올해 2분기 매출은 77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으로 46.7%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4%다.

 

삼양식품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해외 영업망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과 함께 고환율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46.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2.9%를 기록했다.

 

높은 환율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해외 판매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과 함께 외화 매출의 원화 환산 효과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같은 달러 매출을 올려도 원화 기준 실적은 낮아질 수 있다.

 

시장에서도 환율 변화에 대한 식품주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5% 하락했다. 오리온과 농심도 각각 3.97%, 2.57% 내렸다. 최근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해외 실적의 환산 효과 축소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했다.

 

다만 원화 강세가 식품업계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식품기업 상당수가 밀과 대두, 팜유, 원당,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달러로 결제하는 수입 원재료의 원화 환산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는 미 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연간 세전손익에 약 35억원의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수입 원재료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반영한 수치다.

 

특히 제과사업의 주요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온 만큼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원재료 부담을 일부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농심 역시 소맥과 팜유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어 환율 하락이 원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국제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다른 원가 요인이 함께 움직이는 만큼 환율 하락만으로 수익성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식품기업별 환율 민감도가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외화 매출의 원화 환산 효과가 중요하고,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조달 비용 변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해외 매출과 수입 원재료 비중이 모두 높은 기업은 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K푸드의 해외 판매가 늘면서 이 같은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53일 만에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보다 19일 빠른 역대 최단 기록이다.

 

라면 수출액은 13억7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액이 18억1448만달러로 12.9% 늘었고 중국은 16억6966만달러로 14.0% 증가했다.

 

수출 규모가 커질수록 환율이 식품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원화 강세가 수입 원재료 비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주로 인식됐지만, 해외 매출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업별로 환율 효과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방향에 따라 수출기업의 외화 매출 환산액과 수입 원재료 비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과 원재료 조달 구조에 따라 식품업체별 실적 영향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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