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발전소…알래스카 LNG는 후속 투자 대상으로 협상
-포스코인터, 지분·LNG 장기구매·철강재 공급으로 선제 참여…FID 여부가 관건

더트래커 = 강혜림 기자
한미 대미투자 협상에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첫 사업으로 확정된 가운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알래스카 LNG는 1호 사업 의결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요구해온 대표적인 에너지 프로젝트로, 원전과 함께 후속 투자 대상으로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와 LNG 장기 구매, 포스코 철강재 공급을 묶어 참여하고 있다. 대미투자 사업으로 최종 편입될 경우 정부 차원의 자금 투입과 사업 추진 속도에 따라 포스코그룹의 기존 사업 참여도 한층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합의 후속 협상에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1호 사업으로 확정했다. 사업비는 223억달러, 발전설비 규모는 6.3GW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발전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알래스카 LNG는 이번 1호 사업 의결에서는 제외됐다. 다만 사업 자체가 대미투자 협상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투자 규모가 3500억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정부가 엔시날·원전·알래스카 LNG 등 주요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와 포함 여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알래스카 LNG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의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으로 남부까지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연간 최대 2000만t의 LNG 생산·수출을 목표로 하며 총사업비는 약 440억달러 규모로 거론된다.
사업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북극권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건설비 부담이 큰 데다 막대한 선급 재산세 문제와 LNG 장기 구매계약 확보 등도 해결해야 한다. 현지 주의회에 관련 세제 법안이 계류하면서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연설에서 한·일의 참여를 거론한 데 이어 이달 초에도 백악관에서 한국 등의 사업 참여를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사업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LNG를 '하이 리스크 사업'으로 평가하면서 한·미 투자 협력 사업에 포함되기 쉽지 않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정부의 투자 대상 선정과 별개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사업 시행사인 글렌파른과 LNG 장기 구매 예비계약을 맺은 데 이어 전략적 파트너십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참여 방식은 LNG 구매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젝트 지분을 보유하는 동시에 LNG 장기 구매권을 확보하고 가스관과 LNG터미널 건설 등에 필요한 포스코 철강재를 공급하는 구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프로젝트 지분을 기존 1.17%에서 약 3.5%까지 확대했다. 투자액은 약 3500만달러다. 생산되는 LNG는 연간 100만t씩 20년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대미투자 대상으로 편입돼 자금 조달이 구체화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존 사업 참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미투자 자금이 투자 특수목적법인(SPV) 등을 통해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자금 조달 부담이 낮아지고 FID 추진 여건도 개선될 수 있어서다.
철강업계에도 추가적인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알래스카 LNG에는 약 1300㎞에 달하는 가스관이 필요해 대규모 강관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뿐 아니라 세아제강·휴스틸·넥스틸 등 국내 강관업체들도 사업 현실화 여부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세아제강 역시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은 지난 3월 알래스카 LNG 사업이 좋은 기회라며 사업이 현실화하면 참여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국내 업체별 구체적인 수주 물량이나 공급 계약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프로젝트가 최종투자결정(FID)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향후 사업성 개선과 자금 조달, 장기 구매계약 확보 여부가 실제 발주로 이어질지를 가르는 요소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에 대미투자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이르면 18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알래스카 LNG가 최종 투자 대상에 포함될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선제적으로 확보한 지분과 LNG 구매권, 철강재 공급 사업의 실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는 아직 FID를 넘지 못한 만큼 국내 기업들이 실제 수주나 투자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며 "다만 한국의 대미투자 자금이 사업에 투입되고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이미 참여 구조를 확보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국내 철강·강관업계에도 사업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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