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7.1%↓에도 영업익 52.9%↑…주택 원가율 개선 효과
-신규수주 5조원 돌파·순현금 1조원대…수익성 회복 이어갈 기반 확보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DL이앤씨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원가 부담이 컸던 주택 현장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고 최근 수주한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이익 체력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신규수주도 큰 폭으로 늘면서 향후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다만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의 수익성 부진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5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68억원으로 52.9% 증가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9.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에서 3.5%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은 주택사업이다. 상반기 주택부문 매출은 1조9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55억원으로 1년 전 1342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4.6%까지 높아졌다.
주택사업의 원가 구조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DL이앤씨 별도 기준 주택 원가율은 올해 1분기 79.9%에서 2분기 76.7%로 3.2%포인트 낮아졌다.
건설사업은 수주 이후 실제 공사와 매출 인식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급등하던 시기에 계약한 현장은 착공 이후 실제 원가가 상승하면서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최근 신규 사업은 높아진 공사비를 계약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원가 관리가 수월하다.
DL이앤씨 역시 과거 착공한 고원가 현장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신규 사업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택부문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특히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원가율이 추가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단발성 비용 감소보다는 주택사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외형을 뒷받침할 신규 일감도 증가했다. DL이앤씨의 2분기 신규수주는 3조1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9% 늘었다.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5조24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7% 증가했다.
도시정비사업이 수주 확대를 이끌었다. DL이앤씨는 올해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과 은평구 증산4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등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한남5구역 공사비는 1조7584억원, 증산4구역은 1조3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9조8209억원으로 늘었다. 수주잔고가 곧바로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향후 외형을 보완할 일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6.4%였으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448억원이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수익성 개선이 전 사업부문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다. 상반기 토목부문 매출은 4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고 플랜트 매출도 1조902억원으로 15.1% 줄었다. 특히 플랜트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206억원에서 올해 36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4%에 그쳤다.
현재 실적 개선이 주택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 원가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수 있지만, 비주택 부문의 매출과 이익 회복이 뒤따르지 않으면 전사 차원의 외형 성장은 제한될 수 있다.
DL이앤씨는 비주택 분야의 일감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약 5500억원 규모의 동제주 복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앞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전·에너지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DL이앤씨의 실적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이다. 상반기 외형은 감소했지만 주택 원가율이 낮아지면서 영업이익률이 9%까지 상승했다. 동시에 상반기 5조원이 넘는 신규수주를 확보하고 순현금도 유지하면서 투자와 사업을 이어갈 재무적 여력도 확보했다.
향후에는 고원가 현장 종료 효과가 이어지는지, 신규 수주 현장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부진한 플랜트 사업의 수익성이 회복될 경우 주택에 집중된 이익 구조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은 수주 규모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원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을 선별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DL이앤씨는 고원가 주택 현장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신규수주를 안정적으로 매출로 연결하고 비주택 사업의 수익성까지 회복하는지가 향후 실적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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