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베키아에누보, 올리브영·W컨셉·29CM·오늘의집 잇달아 입점
-버티컬 플랫폼도 식품·웰니스 확대…새 고객 확보하며 판매 영역 넓혀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식품업체들이 식품 전문몰과 종합 이커머스에 집중했던 기존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패션·뷰티·리빙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 반대로 버티컬 플랫폼도 식품과 웰니스 상품을 적극적으로 들여오면서 상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어떤 상품을 파느냐’보다 ‘어떤 소비자가 모여 있느냐’가 플랫폼 경쟁력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프리미엄 웨스턴 디저트 브랜드 ‘베키아에누보’의 냉동 샌드위치 판매처를 주요 이커머스에서 버티컬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있다.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는 컬리·쿠팡·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에서 판매돼 왔다. 이후 지난해 2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 입점한 데 이어 W컨셉, 29CM, 에이블리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혔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까지 진출했다.
단순히 온라인 판매처 하나를 추가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식품 전문 플랫폼에서 구매하던 상품을 뷰티와 패션, 리빙을 찾는 소비자에게 노출하는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키아에누보가 선택한 플랫폼들은 각각 고객의 관심사가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리브영은 뷰티, W컨셉과 29CM·에이블리는 패션, 오늘의집은 리빙에 강점을 갖고 있다. 식품을 사기 위해 해당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가 아니라 패션이나 뷰티, 집 꾸미기 등을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던 소비자에게 식품을 함께 제안하는 구조다.
이는 식품업체 입장에서 기존 유통망과 다른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식품 전문몰에서는 가격과 배송 편의성, 상품 구색 등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버티컬 플랫폼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취향,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관성이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푸드가 오늘의집에서 플랫폼 전용 기획세트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북촌’ 쇼룸에서는 9월 한 달간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를 전시하고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구매로 연결한다. 온라인 입점과 오프라인 체험을 결합해 리빙을 목적으로 쇼룸을 찾은 소비자에게 식품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버티컬 플랫폼 입장에서도 식품은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늘의집은 리빙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현재 밀키트·간편식부터 과일·정육·수산, 간식·과자·떡, 베이커리·잼, 커피·차, 음료 등으로 식품 상
품군을 확대했다. 리빙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플랫폼을 찾은 소비자가 식품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 구색을 넓힌 것이다.
올리브영의 변화도 비슷하다. 올리브영은 올해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선보이며 기존 뷰티 영역에서 건강과 식습관,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웰니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올리브베러는 ‘잘 먹기’ 등을 포함한 일상 속 웰니스 루틴을 중심으로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버티컬 플랫폼이 식품을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플랫폼 성장 방식의 변화도 있다. 특정 카테고리에만 상품을 묶어두기보다 기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접 상품을 추가해 플랫폼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방식이다.
식품업체 역시 같은 이유로 움직인다. 쿠팡이나 컬리처럼 식품 구매 목적이 뚜렷한 플랫폼에서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만큼 패션·뷰티·리빙 등 다른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노출해 새로운 수요를 찾을 필요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버티컬 플랫폼의 식품 확대를 종합 이커머스와 같은 수준의 대규모 카테고리 확장으로 보기는 어렵다. 플랫폼별 주력 고객과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디저트, 간편식, 웰니스 상품 등을 선별적으로 입점시키는 방식이 중심이다. 신세계푸드 역시 모든 식품 브랜드를 버티컬 플랫폼에 확대하기보다 베키아에누보처럼 브랜드 콘셉트가 뚜렷한 제품을 중심으로 채널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식품업체의 플랫폼 전략도 단순한 판매처 확대에서 소비자 접점 확보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소비자가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소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식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식품업체가 공략해야 할 채널의 범위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식품을 어디에서 가장 많이 팔 수 있느냐가 채널 전략의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고객에게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지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버티컬 플랫폼과 식품업체 모두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테고리 간 결합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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