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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새벽배송 막힌 사이 상생기금 논란…1000억 산정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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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tracker 2026. 10. 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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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주 연구서 전통시장 매출 잠식 제한적…편의점·슈퍼마켓은 감소
-법 개정 논의 장기 표류…기금 조성 규모·지원 대상 재검토 목소리

국내 한 슈퍼마켓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사진=박민정 기자]

 

더트래커 = 박민정 기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장기간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규제 완화와 연계된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 방안도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발주 연구에서 새벽배송이 전통시장 매출을 직접 잠식할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일부 업종에서만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서 기금 규모와 지원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28일 유통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2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소상공인 보호 방안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을 적용한다. 반면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에는 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형마트는 기존 점포와 물류망을 활용해 온라인 배송을 확대하는 데 제약을 받는 반면 온라인 플랫폼은 영업시간 제한 없이 새벽배송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규제 완화 자체보다 소상공인 피해를 어떻게 산정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있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2월 발주한 대형마트 새벽배송 영향 평가 연구는 지원 방안을 설계할 때 업종별 영향을 구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이 SSG닷컴의 새벽배송 서비스가 운영되던 2021년 1~8월 대전 일부 지역의 상권 변화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매출은 4.5%, 슈퍼마켓은 4.0% 감소했다. 반면 전통시장 매출은 2.3% 증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소비자 구매처 조사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을 대체 구매처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약 41%였지만 전통시장을 찾겠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대형마트 영업을 제한한다고 해서 소비 수요가 전통시장으로 고르게 이동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과는 소상공인 보호 정책의 설계에도 과제를 남긴다. 전통시장과 편의점·슈퍼마켓은 취급 상품과 소비자의 구매 목적, 경쟁하는 유통 채널이 다르다. 새벽배송 허용에 따른 영향도 업종별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골목상권 전체를 동일한 피해 집단으로 간주해 지원 규모를 정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검토해 온 상생기금은 대형 유통기업 등이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총 1000억원을 조성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새벽배송 허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보완한다는 취지다. 다만 기금의 구체적인 산정 근거와 업종별 지원 기준이 명확해야 정책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 발주 연구에서 전통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나타난 반면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는 매출 감소가 관찰됐다.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논의하려면 전체 지원액을 먼저 정하기보다 실제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과 지역,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에서 확인된 일부 업종의 매출 변화만으로 1000억원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상생기금의 부담 주체와 수혜 대상도 쟁점이다. 대형 유통기업에 출연을 요구할 경우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업체 등 다른 유통 채널까지 참여시킬지, 조성된 기금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에 따라 업계의 부담과 정책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기금 조성에 앞서 참여 범위와 배분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상공인단체들은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에 나서면 영세 유통업체의 경쟁 여건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는 이미 온라인 업체들이 배송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물류망 구축 비용과 상생기금 부담까지 더해지면 규제 완화의 사업상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무휴업 규제의 효과를 둘러싼 연구 결과도 정책 재검토의 근거로 거론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서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대구와 서울 일부 지역, 부산 일부 지역에서 대형마트 매출이 증가했지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감소가 일관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다만 의무휴업일 변경과 새벽배송 허용은 서로 다른 정책인 만큼 두 연구 결과를 동일한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별개의 과제로 나눠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규제 차이를 조정하는 문제와 실제 피해가 발생하는 업종을 지원하는 문제를 함께 논의하되, 기금 규모와 부담 방식을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환경이 바뀐 만큼 기존 영업규제의 실효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상생기금도 일률적인 규모를 정하기보다 실제 피해가 발생하는 업종과 지원 수요를 확인해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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